EXHIBITIONS
September 24, 2024
Chanoo Park
2024. 09. 24 - 10. 19
중정갤러리는 9월 24일(화)부터 10월 19일(토)까지 박찬우 작가의 개인전 ⟪September 24, 2024⟫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찬우 작가의 중정갤러리에서의 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작가의 대표적인 시리즈 중 하나인 <Stone>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2008년 봉화의 한 강가에 놓여 있는 돌을 보고, 오랜 세월을 거쳐 자연이 만들어 낸 돌을 기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상업, 광고 촬영을 하면서 보았던 인간의 손길에 의해 만들어진 가구나 오브제보다 오로지 시간과 물살, 바람 등으로 빚어진 돌의 깊이는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긴 세월 동안 돌을 디자인한 물과 함께, 사진상 테크닉이나 구도, 디자인적 요소를 최소화하여 마치 돌과 물의 증명사진을 찍듯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 앞서 박찬우 작가와 작품을 만난 사진평론가 최연하는 평론에서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다.
“사진 매체의 자율성을 견지하며 존재론적인 사진미학을 고수한 박찬우 작가의 결정체, <Stone> 연작은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 수 있는 돌의 실체와 그 너머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더듬게 한다. 사진의 언어는 무위(無爲)적으로 존재하기에, 오직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서의 사진 세계가 박찬우 작가의 <Stone>에서 펼쳐진다. ... 오로지 박찬우 작가 외에는 알 수 없는, ‘그 돌’이 중요하다. 말 없는 돌의 웅성거리는 사연을 본다. 그리고 사진 자체가 진리가 아니라 사진이 진리를 보게 만드는 힘에 주목한다. 물의 입자와 빛의 파동이 만나 박찬우 작가의 사진 속에서 돌은 흐르며 빛나고 있었다. ‘그 돌’과 물이 한 몸으로 일렁이며 사진 속에서 고요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돌’을 찾아다닌 지 15년이 되던 해 아이슬란드로 떠난 작가는, 천년의 세월이 담긴 빙하 조각을 보며 축적된 시간과 그 깊이, 자연의 순환을 표현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담아내 보기로 결심한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첫 느낌은 처음의 지구가 이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태초, 침묵, 고요, 깊이 그리고 영원과 찰나 등을 생각하게 한다. Gerhard Richter의 <18. Oktober 1977>은 장례식을, Alfredo Jaar의 <May 1. 2011>은 빈 라덴 사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제목으로 한 작품이고, 나의 작업 <231023isl>은 아이슬란드 Pjodvegur에서 바위와 만난 날이다. 이렇듯 누구에게는 잊혀 지지 않은 중요한 날이지만 이 바위에게는 수천, 수억 년들 중의 하루일 것이다.”
-작가 노트
박찬우 작가가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국내와 이탈리아, 아이슬란드를 다니며 기록한 새로운 <Stone> 시리즈 작업을 감상하며, 돌이 머금고 있는 무수한 시간의 흔적과 깊이에 대해 사유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작품들의 제목처럼, 이번 전시의 오프닝 날짜이자 제목인 ⟪September 24, 2024⟫ 또한 작가와 전시를 관람하는 모든 이에게 뜻 깊은 하루로 오래도록 기억되었으면 한다.